hyeonseok wrote:
맥과 리눅스는 상황이 그나마 괜찮지만, Major OS인 Windows의 경우는 폰트 상황이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 말한 것입니다. 실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폰트가 돋움, 굴림 정도 인데..(보통 sans-serif를 쓰니까요.) 이 폰트들은 가독성은 높을지 모르지만 디자인의 완성도에 있어서는 정말....꽝입니다. 사실 기본 서체이고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사용하는 것이지 디자인적인 완성도를 생각한다면 사용하기는 힘든 서체 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웹디자이너들이 이미지 폰트를 많이 사용하는 것일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텍스트에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은 계속 될 것입니다.
한국 맥 사용자들이 윈도우즈보다 글꼴 상황이 좋다는 말을 들으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아마도 디자인 측면에 중점을 두시다 보니까, 다른 측면의 문제점은 놓치신 듯 합니다. 애플 코리아가 욕 먹는 이유가 여럿 있지만, 가장 큰 것이 도대체 제대로 된 한글 글꼴 (현대 한국어 음절 11,172자를 모두 다 지원하는) 하나 아직 OS에 기본으로 넣어 놓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은 글꼴을 가져다 깔기도 하고, 윈도우즈ㅤㅁㅛㅇ 돋음/바탕/굴림(체)를 불법으로 가져다 쓰기도 합니다. 리눅스의 글꼴 사정은 한국어용이든 아니든 2002년 정도까지 윈도우즈에 비할 수 없이 나빴지요. 그 무렵 Xft가 20년 된 X11 코어 글꼴 처리 부분을 대체하면서 truetype 글꼴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되면서 사정이 급변했습니다. MS 변호사의 실수(?)로 MS core truetype 글꼴(라틴 글자용)을 자유롭게 쓸 수 있고, 백묵에 이어 은 글꼴의 발표로 한국어 글꼴 사정도 나아졌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윈도우즈용 한국어용 글꼴을 불법으로 쓰는 리눅스 사용자도 있습니다. 그 까닭은? Xft/fontconfig가 하는 anti-aliasing에 만족하지 못 하고 - anti-aliasing을 꺼 놓는 경우도 많습니다-, 비트맵 (Windows의 한국어 truetype 글꼴에는 작은 사이즈에는 비트맵이 들어 있습니다)을 작은 사이즈에서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은글꼴에 바탕/굴림/돋음처럼 작은 사이즈에 대해 비트맵을 넣자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작업량이 만만치 않아서 아무도 손을 대고 있지 못 하지만요.
디자인 측면에서? 한글 부분은 잘 모르겠습니다. 제 눈은 그리 밝지 못 해서요. 라틴 글자 부분과 숫자 부분은 바탕/굴림/돋음에 들어 있는 것은 정말 꽝입니다. 가끔 국제 학회 등에서 한국인들이 발표할 때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에 이들 글꼴(한글은 물론 한 글자도 없습니다)을 쓰는 것을 보면 웃음이 나옵니다. (이 글을 읽는 분 가운데 파워포인트 등으로 슬라이드를 -오픈 오피스로 만들 때에도 마찬가지- 만들 때 절대 이들 글꼴을 라틴 글자/숫자에 쓰지 마십시오. )
웹 저작 시에는 CSS에서 라틴 글자용 글꼴 이름을 한글 글꼴보다 먼저 지정하면 라틴 글자/숫자는 그 글꼴에서 가져 오고, 한글만 한글 글꼴에서 가져 오니까 훨씬 낫습니다.
lefthander wrote:제가 언급한 부분들을 직접 보신 것이 맞다면 지적을 이해하기가 좀 힘들군요. 흔히 쓰이는 9/10pt 크기의 텍스트를 이용한다해도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요. 오히려 이미지로 된 텍스트들이 흐릿해서 가독성이 떨어지는 면이 있는 듯합니다(보편적인 한국어 윈도우즈 환경에서 본다면).
저는 이 부분에 안티알리아스 적용안된 일반 서체를 쓰는것은 디자인 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가독성과 디자인을 생각해 볼 때 가독성은 약간 떨어지지만 디자인 적으로 더 우수 하기 때문에 사용했을 것으로 생각 되고 약간 떨어지는 가독성이 크게 문제되지는 않기 ㅤㄸㅒㅤ문에 현재와 같이 가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그런 측면이 있겠지만, 다른 측면도 있는 듯 하군요. 그 중에 하나는 한국과 서구의 문화적 차이인 것 같기도 하고요. 원래 이에 대해 자세히 썼는데, 다른 탭으로 갔다가 브라우저를 종료시키는 바람에 다 날아가서 다시 쓰기 귀찮아서 '문화적 차이'라고 대단히 함축적으로만 씁니다.
사용 편의성 측면에서: 글꼴 모양이 너무 안 좋아서 그림을 쓰는 게 불가피하다고 합시다. 그런데, 그 그림에 들어가는 글자들은 하나 같이 왜 콩만 할까요? (예들 들어, 재경부 웹 페이지 최하단에 있는 주소, 전화 번호, 이메일은 정말 작습니다. 그 사이트의 다른 그림 글씨들 크기도 제 눈에는 너무 작습니다.) 저는 아직 노안이 되기에는 젊은데도 한국 웹 사이트들에 있는 그림 속의 글자들이 읽기가 편하지는 않더군요. 차라리 약시라서 화면 확대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상관이 없을 것 같습니다. 돋보기를 끼기에는 어중간한 사람들이 오히려 힘들 것 같아요. 오페라처럼 글자 크기를 키우면 그림도 커지는 브라우저(파이어폭스도 곧 지원할 예정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아닙니다)를 쓰면 그런 문제를 피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비트맵으로 콩만하게 그려 놓은 글자를 키웠을 때 모양이 예쁘지 않으리라는 것은 자명하겠지요? 그냥 글자로 해 놓았다면, 글자를 키웠을 때에도 모양이 - 비트맵 글꼴을 쓰지 않는 한- 미워지지는 않았겠지요.
그려 놓은 글자의 또다른 문제는 색깔입니다. 대부분의 브라우저는 웹 페이지에서 지정한 색깔을 무시하고, 자신이 보기에 편한 색깔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하지만, 그림으로 그려 놓은 글씨는 그런 방법으로 색깔을 바꿀 수 없습니다. 색맹이나 색약인 사람에게 잠재적으로 접근성 문제를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역시 차라리 전맹이라서 화면 낭독기를 쓰는 이는 문제가 안 되겠지요. 대체 텍스트가 충실하게 들어 있으니까요.
아이콘들은 또 왜 그리 작은지. 손의 동작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저도 때로는 정확히 가리키기 힘들 때가 있는데 (예를 들어, zeroboard에서 흔히 보이는 아이콘들), 손의 사용이 약간 힘든 이들은 몇 번씩 잘못 가리키지는 않을까요?
굴림/바탕/돋음이 마음에 안 든다면 차라리 웹 글꼴(MS IE만 지원하는)을 쓰고, 다른 브라우저를 위해서 웹 글꼴 이외에 다른 글꼴을 CSS에서 지정하면 어떨까요? 웹 글꼴을 만드는 것이 손이 많이 가서 굳이 그림을 써야겠다면, 글씨 크기를 지금보다 충분히 크게 하고, 배색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서 (아무리 신경을 써도 사용자에게 완전한 선택권을 주는 것보다는 못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문제를 최대한 피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크기를 충분히 크게 한다고 했지만, 그다지 'future-proof'한 얘기는 아닙니다. 작은 장치들이 인터넷에 널리 쓰이는 한편으로 모니터의 해상도는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모니터의 물리적 크기는 별로 커지지 않고). 초고해상도 모니터를 쓰는 이들은 그림 글씨를 지금보다 많이 키운다고 해도 여전히 글씨가 콩알만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