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 표기법의 원칙에 관해서는 김세중 국립국어원 어문자료연구부장의
이 글에 좀 더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내용 가운데,
제2항 "외래어의 1음운은 1기호로 적는다"
제4항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제5항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한다"
이런 세칙들 때문에 오히려 기본 원칙에는 원음 중시를 들고 있으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원음에 가까운 표기를 쓰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외국어의 특성과 국어의 성질을 모두 가진 것이 외래어입니다. 두 가지 성질을 모두 고려하면서 표기에 대한 통일안을 마련한 것이 외래어 표기법이지만, 이는 양립하기 힘든 두 성질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세계의 언어사용과 맞닿아 있습니다.
표기와 발음의 괴리도 이와 관련이 없지는 않지요.
highlight는 표기법상 하이라이트가 되지만, 실생활이나 방송에서도 하일라이트라고 발음되는 경우가 훨씬 흔합니다. 마치 일본의 한자 독음과도 같이 A라고 쓰고 B라고 읽는 표기와 발음의 괴리가 생깁니다. 하일라이트 발음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한글로 표기하기 힘든 것도 아니고, 외국에서 온 말이니 외국과 비슷하게 발음하는 것이 좀더 정확하다고 대중들도 생각하고 국어연구원도 생각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을 들어 표기만은 다르게 쓰라고 하네요.
외래어 표기법을 지키지 않아 생기는 혼란을 말씀하시지만 혼란은 외래어의 이런 태생적으로 이중적인 특성 때문에 생기는 일이며, 외래어는 끝없이 유입되고, 규범이 현실보다 한 발 늦게, 그것도 애매하게 대응하는 현실이 지속되는 한 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net/넷/네트, 모두 외래어 표기법상 오류가 없지만 이런 의문은 누구나 가질 수 있죠.
'인터넷과 네트워크의 net은 같은 단어, 같은 발음임에도 왜 표기가 다른가'
'net crawling, net architect와 같은 신조어/복합어/합성어는 어떻게 표기해야 하는가'
'넷크롤링, 넷아키텍트라고 관용적으로 쓰던 것이 외래어 심의위원회에서 어느날 네트크롤링, 네트아키텍트라고 결정되면 기존의 자료들은 '틀린' 표기를 수정하고 대중들에게 다시 홍보해야 하는가'
'그런 과정을 영원히 되풀이할 것인가'
주요한 사전에 대부분에 표기가 등재되는 것과 같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유가 존재한다면 저는 비로소 관용 표현을 따릅니다.
말했다시피 사전의 주요 목적은 뜻풀이입니다. 사전을 관용성 인정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maybee님의 기준이겠지만 그 기준은 저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썬더버드의 관용성을 인정하는냐의 문제도 마찬가지겠지요.
공식적인 한글 표기를 외래어 표기에 따르지 않는 건 잠재적인 위험을 내포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자꾸 공식적인 한글 표기를 언급하시는데 모질라 차원의 공식적인 한글 표기가 정해진 적도 없고 정하자고 합의된 바도 없습니다.
포럼 차원의 표기를 정하자는 건지 한글 언어팩의 브랜딩을 정하자는건지, 그도 아니면 모질라에 공식 표기를 건의하자는 건지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공식적인 한글 표기를 언급하시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군요.
제 주장을 요약하고 이만 논의 참여를 그만두겠습니다.
1. 선더버드/썬더버드 모두 당위성이 있다.
2. 발음에 좀 더 합치하고 관용성을 확보한 쪽은 썬더버드측이다.
3. 외래어 표기법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